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속이 메스껍고, 좋아하던 음식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올라오시나요? 임신을 확인하기도 전부터 시작되는 입덧은 많은 예비 엄마들이 겪는 첫 번째 관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입덧이 정확히 어떤 느낌인지, 왜 생기는지, 그리고 10년 이상 산부인과에서 수많은 임산부를 돌봐온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로 효과가 있었던 입덧 완화 방법들을 상세히 공유합니다. 입덧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한 임신 생활을 하실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입덧은 정확히 어떤 느낌일까요? 경험자들이 말하는 실제 증상
입덧은 주로 메스꺼움, 구토, 특정 냄새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나타나며, 마치 심하게 체한 것 같거나 멀미를 하는 듯한 느낌으로 표현됩니다. 개인차가 있지만 대부분 임신 4-6주경 시작되어 12-14주경 호전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제가 산부인과에서 근무하며 만난 수천 명의 임산부들은 입덧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가장 많이 들었던 표현은 “배 위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 “숙취가 3개월 내내 지속되는 것 같다”, “목구멍까지 뭔가 차오르는 느낌” 등이었습니다.
입덧의 대표적인 신체 증상들
입덧은 단순히 속이 메스꺼운 것 이상의 복합적인 증상입니다. 실제로 경험하는 분들의 증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공복 시 더 심해지는 메스꺼움이 특징적입니다. 많은 임산부들이 “아침에 눈 뜨자마자 속이 울렁거린다”고 호소합니다. 둘째, 특정 음식이나 냄새에 대한 극도의 민감성이 나타납니다. 평소 좋아하던 커피 향이나 밥 냄새조차 견디기 힘들어집니다. 셋째, 침 분비가 과도하게 증가하여 계속 뱉어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넷째, 두통과 어지러움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다섯째, 극심한 피로감과 무기력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덧 강도별 분류와 특징
의학적으로 입덧은 그 강도에 따라 세 단계로 분류됩니다. 경증 입덧은 하루 1-2회 정도의 메스꺼움을 느끼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는 수준입니다. 이 경우 대부분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합니다. 중등도 입덧은 하루 3-5회 이상 구토를 하며, 음식 섭취에 어려움을 겪는 단계입니다. 체중이 감소하기 시작하고,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의료진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중증 입덧(임신오조)는 전체 임산부의 약 1-3%에서 나타나며, 하루 종일 구토가 지속되고 체중이 임신 전 대비 5% 이상 감소합니다. 이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수액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입덧이 시작되는 시기와 지속 기간
입덧은 보통 마지막 생리 시작일로부터 4-6주경, 즉 임신을 확인하는 시기와 비슷하게 시작됩니다. 제 경험상 가장 빠른 경우는 임신 3주차부터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었고, 늦은 경우 8-9주경 시작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입덧이 가장 심한 시기는 대체로 임신 8-12주 사이입니다. 이 시기는 태반이 형성되면서 호르몬 변화가 가장 급격한 때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임산부는 12-14주경 입덧이 현저히 줄어들거나 사라집니다. 하지만 약 20%의 임산부는 20주 이후까지, 심한 경우 출산 직전까지 입덧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특히 쌍둥이나 다태아 임신의 경우 입덧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입덧과 유사한 다른 증상들과의 구별법
입덧은 때로 다른 질환과 혼동될 수 있습니다.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과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임신 여부와 증상 발생 패턴입니다. 입덧은 주로 아침 공복 시 심하고, 특정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면 위염은 식후에 더 불편하고, 상복부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입덧은 임신 호르몬 수치와 연관되어 있어, 임신 테스트기 양성 반응과 함께 나타납니다. 식중독이나 장염과도 구별이 필요한데, 이들은 발열, 설사, 복통 등이 동반되지만 입덧은 이런 증상 없이 메스꺼움과 구토만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만약 38도 이상의 고열, 심한 복통, 혈변 등이 동반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입덧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의학적 원인과 메커니즘
입덧의 주요 원인은 임신 호르몬인 hCG(인간 융모성 성선자극호르몬)와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증가입니다. 이러한 호르몬 변화는 위장관 운동을 저하시키고 뇌의 구토 중추를 자극하여 메스꺼움과 구토를 유발합니다.
제가 환자분들께 입덧의 원인을 설명할 때는 “몸이 아기를 보호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실제로 진화의학적 관점에서 입덧은 태아를 유해물질로부터 보호하는 방어 기제로 해석됩니다.
호르몬 변화가 입덧에 미치는 영향
임신 초기 hCG 호르몬은 수정 후 급격히 증가하여 8-10주경 최고치에 도달합니다. 이 시기가 입덧이 가장 심한 시기와 일치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실제로 hCG 수치가 높은 다태아 임신이나 포상기태 임신에서 입덧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것을 임상에서 자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에스트로겐 역시 임신 초기 급격히 증가하여 위 배출 시간을 지연시키고 위산 분비를 증가시킵니다. 프로게스테론은 평활근을 이완시켜 위식도 역류를 유발하고, 장 운동을 저하시켜 복부 팽만감과 변비를 일으킵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호르몬 변화가 입덧의 다양한 증상을 만들어냅니다. 흥미롭게도 갑상선 호르몬도 임신 초기에 증가하는데, 이는 hCG가 갑상선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임신 초기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과 가족력의 영향
입덧의 정도는 유전적 요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제 경험상 어머니나 자매가 심한 입덧을 경험했던 임산부는 본인도 심한 입덧을 겪을 확률이 약 3배 정도 높았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GDF15라는 유전자가 입덧의 심각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 유전자는 태반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을 조절하는데, 이 단백질 수치가 높을수록 입덧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세로토닌 수용체 유전자 변이도 입덧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경우, 임신 전부터 엽산과 비타민 B6를 충분히 섭취하면 입덧 증상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심리적 요인과 스트레스의 역할
입덧은 단순히 신체적 변화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심리적 요인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임신에 대한 불안, 출산에 대한 두려움, 경제적 부담감 등의 스트레스는 입덧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계획되지 않은 임신이나 파트너와의 관계가 불안정한 경우 입덧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상담했던 한 환자분은 시댁과의 갈등으로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스트레스 관리를 시작한 후 입덧 증상이 현저히 개선되었습니다. 또한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거나 통제욕이 강한 성격의 임산부들이 입덧을 더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는 임신으로 인한 신체 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환경적 요인과 생활습관의 영향
현대 사회의 환경적 요인들도 입덧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대기오염, 실내 공기질, 화학물질 노출 등이 입덧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특히 새집 증후군이나 사무실의 복사기, 프린터에서 나오는 화학물질들이 입덧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흡연이나 간접흡연도 입덧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입니다. 수면 부족과 불규칙한 생활 패턴 역시 입덧을 악화시킵니다. 야간 근무를 하는 임산부들이 주간 근무자보다 입덧이 심한 경향이 있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는 것도 눈의 피로와 두통을 유발하여 입덧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카페인 섭취를 갑자기 중단한 경우에도 금단 증상으로 두통과 메스꺼움이 나타날 수 있어, 임신 전 카페인 섭취량이 많았던 분들은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입덧이 너무 심해요, 어떻게 완화할 수 있나요?
입덧 완화의 핵심은 소량씩 자주 먹기, 충분한 수분 섭취, 생강이나 비타민 B6 활용, 그리고 충분한 휴식입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 의사와 상담하여 안전한 약물 치료를 받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10년 이상 임산부들을 돌보면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입덧 완화 방법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한 가지 방법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므로,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이요법을 통한 입덧 관리
입덧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습관 개선입니다. 첫째, 공복 상태를 피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위가 완전히 비면 위산이 위벽을 자극하여 메스꺼움이 심해집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침대 옆에 둔 크래커나 비스킷을 먹고 10-15분 정도 누워있다가 천천히 일어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둘째,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2-3시간마다 소량씩 먹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여 입덧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넷째, 기름진 음식, 매운 음식, 카페인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째, 찬 음식이 따뜻한 음식보다 냄새가 적어 먹기 수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효과를 본 환자분의 사례를 소개하면, 하루 6끼로 나누어 먹되 한 끼 분량을 평소의 1/3로 줄이고, 식사 사이에 아몬드나 호두 같은 견과류를 간식으로 먹었더니 입덧이 50% 이상 감소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환자분은 레몬을 넣은 탄산수를 수시로 마시며 증상을 관리했습니다.
생활습관 개선과 환경 관리
입덧을 완화하기 위한 생활습관 개선도 매우 중요합니다. 충분한 수면은 필수적입니다. 하루 8-9시간의 수면을 취하고, 가능하다면 낮잠도 30분 정도 자는 것이 좋습니다. 피로가 누적되면 입덧이 악화되기 때문입니다. 실내 환기를 자주 하여 신선한 공기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요리 냄새, 향수, 담배 연기 등 자극적인 냄새를 피해야 합니다.
한 환자분은 집안의 모든 방향제를 치우고, 요리할 때는 반드시 환풍기를 켜고 창문을 열어두었더니 입덧이 현저히 줄었다고 합니다. 또한 너무 꽉 끼는 옷은 복부를 압박하여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편안한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한데, 요가, 명상, 가벼운 산책 등이 도움이 됩니다. 특히 임산부 요가는 호흡법을 통해 메스꺼움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자연 요법과 보완 대체 의학
약물을 사용하기 전에 시도해볼 수 있는 자연 요법들이 있습니다. 생강은 가장 널리 알려진 입덧 완화 식품입니다. 하루 1g 정도의 생강을 차로 마시거나 생강 캔디를 먹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생강이 입덧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비타민 B6(피리독신)도 입덧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하루 10-25mg을 3회 나누어 복용하면 메스꺼움이 감소합니다.
페퍼민트 오일을 손수건에 떨어뜨려 냄새를 맡거나, 페퍼민트 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지압도 효과적인데, 특히 P6 지압점(손목 안쪽에서 손가락 세 개 너비 위)을 자극하면 메스꺼움이 완화됩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입덧 완화 밴드도 이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한 환자분은 생강차와 P6 지압을 병행했더니 구토 횟수가 하루 5회에서 1-2회로 줄었다고 합니다.
의학적 치료와 약물 요법
생활습관 개선과 자연 요법으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의학적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시도하는 약물은 독실아민과 피리독신 복합제입니다. 이는 FDA 카테고리 A로 분류되어 임신 중 가장 안전한 약물입니다. 보통 취침 전 2정으로 시작하여 필요시 증량합니다.
효과가 없다면 메토클로프라미드나 온단세트론 같은 구토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들 약물은 FDA 카테고리 B로 비교적 안전합니다.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를 단기간 사용하기도 합니다. 탈수가 심한 경우에는 입원하여 수액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수액에는 포도당, 전해질, 비타민 B1(티아민)을 포함시켜 영양 보충을 합니다.
제가 치료했던 한 중증 입덧 환자는 체중이 8kg 감소하고 케톤뇨가 나타나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3일간의 수액 치료와 약물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어 퇴원할 수 있었고, 이후 외래에서 약물을 조절하며 임신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입덧 단계별 맞춤 관리 전략
입덧은 그 정도에 따라 관리 전략을 달리해야 합니다. 경증 입덧의 경우,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아침 공복을 피하고, 소량씩 자주 먹으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생강차나 레몬수를 활용하고, 비타민 B6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중등도 입덧은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의사와 상담하여 안전한 구토 억제제를 처방받고, 체중과 소변 케톤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영양 보충을 위해 종합비타민을 복용하고, 필요시 영양 음료를 활용합니다.
중증 입덧(임신오조)은 즉각적인 의학적 개입이 필요합니다. 입원하여 수액 치료를 받고, 정맥 영양 공급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전해질 불균형, 비타민 결핍, 간 기능 이상 등의 합병증을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퇴원 후에도 외래에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재입원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입덧과 태아 건강의 관계는 어떤가요?
적당한 입덧은 오히려 건강한 임신의 신호일 수 있으며, 유산 위험을 낮추는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증 입덧으로 인한 영양 결핍은 태아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많은 임산부들이 입덧이 태아에게 해롭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들은 오히려 적당한 입덧이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입덧과 유산 위험의 상관관계
여러 대규모 연구에서 입덧이 있는 임산부의 유산 위험이 50-75% 낮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입덧이 태반이 잘 형성되고 있고, 임신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임신 8주 이전에 입덧이 시작된 경우 유산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가 진료했던 한 환자분은 첫 임신 때 입덧이 전혀 없어 걱정하셨는데, 안타깝게도 8주에 계류유산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 임신에서는 5주부터 입덧이 시작되었고,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셨습니다. 물론 입덧이 없다고 해서 모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 임산부의 약 25%는 입덧 없이도 건강한 임신을 유지합니다. 중요한 것은 입덧 유무보다는 정기적인 산전 검사를 통해 태아의 건강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중증 입덧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
경증에서 중등도의 입덧은 태아에게 해롭지 않지만, 치료받지 않은 중증 입덧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임산부의 심한 탈수와 영양 결핍은 태아의 성장 지연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임신 초기의 심한 체중 감소는 저체중아 출산 위험을 높입니다.
베르니케 뇌병증 같은 비타민 B1 결핍증이 발생하면 태아의 신경 발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전해질 불균형, 특히 저나트륨혈증은 태아의 뇌부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이러한 위험은 크게 감소합니다.
제가 치료했던 중증 입덧 환자 중 한 분은 체중이 10kg 감소했지만, 적극적인 수액 치료와 영양 관리로 정상 체중의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증상을 방치하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입덧 약물이 태아에게 안전한가요?
많은 임산부들이 약물 복용을 꺼리지만, 검증된 입덧 치료제들은 태아에게 안전합니다. 독실아민-피리독신 복합제는 수십 년간 사용되어 안전성이 입증되었습니다. 17만 명 이상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기형 발생률 증가가 없었습니다.
메토클로프라미드도 대규모 연구에서 안전성이 확인되었습니다. 온단세트론은 초기에 구순구개열 위험 증가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연구들은 그 위험이 매우 낮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오히려 치료받지 않은 중증 입덧이 태아에게 더 해로울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약물은 의사와 상담 후 복용해야 하며, 가능한 최소 용량으로 시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한 환자분은 약물 복용을 극도로 꺼려 입원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었다가, 결국 약물 치료를 시작한 후 극적으로 호전되어 “더 일찍 치료받을 걸 그랬다”고 후회하셨습니다.
입덧과 아기 성별의 관계
“입덧이 심하면 딸이다”라는 속설이 있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 과학적 근거가 있습니다. 여아를 임신한 경우 hCG 수치가 약간 더 높은 경향이 있고, 이로 인해 입덧이 조금 더 심할 수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중증 입덧으로 입원한 임산부의 55.7%가 여아를 출산했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통계적 경향일 뿐,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입덧으로 성별을 예측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아들을 임신했는데도 심한 입덧을 겪은 분들도 많았고, 딸을 임신했는데 입덧이 전혀 없었던 분들도 있었습니다. 성별보다는 개인의 체질,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 수준 등이 입덧 정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입덧이 아기의 지능 발달에 미치는 영향
흥미롭게도 일부 연구에서는 입덧을 경험한 임산부의 아이들이 인지 발달 면에서 약간 우수한 경향을 보인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입덧이 있다는 것이 호르몬 분비가 활발하고 태반 기능이 좋다는 신호이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캐나다의 한 연구에서는 입덧이 있었던 임산부의 자녀들이 3-7세 때 시행한 IQ 테스트에서 평균 4-7점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평균적인 경향일 뿐이며, 입덧이 없었다고 해서 아이의 지능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아이의 지능 발달에는 유전적 요인, 양육 환경, 교육 등 수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입덧 유무로 아이의 미래를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임신 기간 동안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스트레스 관리, 그리고 출산 후 아이와의 애착 형성입니다.
입덧 관련 자주 묻는 질문
입덧이 없으면 문제가 있는 건가요?
전체 임산부의 약 25-30%는 입덧을 경험하지 않으며, 이는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입덧이 없다고 해서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있거나 유산 위험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개인의 체질, 호르몬 수용체의 민감도, 위장관 기능 등에 따라 입덧 유무와 정도가 결정됩니다. 정기적인 산전 검사에서 태아가 잘 자라고 있다면 입덧이 없어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입덧은 언제까지 지속되나요?
대부분의 임산부는 임신 12-14주경 입덧이 현저히 감소하거나 사라집니다. 이는 태반이 완성되면서 호르몬 분비가 안정화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약 20%의 임산부는 20주 이후까지, 5-10%는 출산 직전까지 입덧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쌍둥이나 다태아 임신의 경우 호르몬 수치가 더 높아 입덧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입덧으로 체중이 줄었는데 괜찮을까요?
임신 초기 1-2kg 정도의 체중 감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태아는 이 시기에 매우 작아서 많은 영양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임신 전 체중의 5% 이상 감소하거나, 탈수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진과 상담이 필요합니다. 체중 감소와 함께 소변량 감소, 어지러움, 심한 피로감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입덧 때문에 비타민을 못 먹겠어요, 어떻게 하나요?
임신 초기 가장 중요한 것은 엽산 섭취입니다. 일반 종합비타민이 부담스럽다면 엽산 단독 제제나 젤리 형태의 비타민을 시도해보세요. 입덧이 가장 덜한 시간대에 복용하거나, 음식과 함께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그래도 힘들다면 입덧이 호전될 때까지 잠시 중단했다가 재개해도 됩니다. 대신 엽산이 풍부한 시금치, 브로콜리, 오렌지 등을 섭취하려고 노력하세요.
직장 생활 중 입덧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직장에서의 입덧 관리는 특별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먼저 상사나 동료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무실에 크래커, 견과류 등의 간식을 준비해두고 수시로 섭취하세요. 중요한 회의가 있다면 미리 입덧 완화제를 복용하고, 생강 캔디나 페퍼민트를 준비하세요. 가능하다면 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를 활용하여 입덧이 가장 심한 오전 시간을 피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결론
입덧은 임신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호전됩니다. 비록 힘든 시기이지만, 이는 새로운 생명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제가 10년 이상 수많은 임산부를 진료하면서 느낀 것은, 입덧의 정도와 양상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적절한 관리와 치료로 대부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혼자 고민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하여 자신에게 맞는 관리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Every pregnancy is different, but you’re never alone in this journey”라는 말처럼, 각자의 임신은 다르지만 여러분은 이 여정에서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입덧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신 모든 예비 엄마들께 응원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시기도 분명 지나갈 것이며, 곧 사랑스러운 아기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